알레한드라 폼보 수의 영화와 더불어 옵/신 페스티벌은 낮부터 밤까지 지속되는 퍼포머티브 전시를 열어 작가의 드로잉 일부를 선보인다. 이 작은 구상 작품들은 작가의 일상적 실천이자 일기로 기능하며 성찰과 판단을 위한 작가 자신만의 방법론이다. 무언가를 재현하기보다는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내는 이 드로잉들은 거의 영적 실천에 가까운 헌신의 형태를 체화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드로잉 안에 담긴 상징들의 밀도와 서사 구조, 불가피하게 드러나는 관계성은 보는 이가 생성하는 것이지, 예술가가 의도를 담아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이 드로잉들은 기존의 사회적 상상력에 첨언하는 대신, 새롭고 색다른 상상들이 자라나고 형성될 수 있는 세계들을 열어낸다.

알레한드라 폼보 수는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고 있다. 수행적인 작업을 기반으로 하며 익숙한 매체에 비관습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 재료와 매체를 탐구할 때 ‘무엇’보다는 ‘어떻게’의 질문에 더 집중하기 때문에 종종 고의적이면서도 우연적이고, 표현적이면서도 형식적이고,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반복적인 이중성으로 가득한 작품을 만든다. 알레한드라 폼보 수는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라 카사 엔센디다, CA2M, 폰테베드라 미술관 등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실천을 선보였다. 2025-2026년 베를린 DAAD 펠로우로 선정되었다.